연구 결과에 따르면 수동적인 좌식 행동과 신체 활동을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정신적으로 능동적인 좌식 행동을 하루 1시간 늘리면 치매 위험이 11%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. 또한 수동적인 좌식 행동을 하루 1시간만큼 정신적으로 능동적인 좌식 행동으로 바꾸면 치매 위험이 7% 낮아지는 것으로 드러났다. 전체적으로 능동적인 좌식 행동을 하루 1시간 늘릴 때마다 치매 발병 위험이 4%씩 낮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.
이 같은 정신 보호 효과는 35~49세보다 50~64세에서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. 연구팀은 능동적인 행동이 뇌 혈류를 개선하고 인지 예비능(Cognitive Reserve)을 구축해 치매에 대한 저항력을 키워준다고 말했다. 반면 단순한 TV 시청 등 수동적인 활동은 뇌 혈류를 감소시키고 혈당 조절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.
연구팀은 “모든 좌식 생활이 같은 게 아니다. 나이가 들수록 신체 활동을 늘리고, 앉아 있는 시간에도 뇌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”고 말했다.
이 연구 결과(Mentally Active Versus Passive Sedentary Behavior and Risk of Dementia: 19-Year Cohort Study)는 최근 국제 학술지 《미국 예방의학 저널(American Journal of Preventive Medicine)》에 실렸다.
연구팀이 앉아 지내는 습관을 ‘수동적’ 행동과 ‘능동적’ 행동의 두 가지 유형으로 엄격히 분류한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. 가장 핵심적인 차이는 ‘인지적 출력(Cognitive Output)’의 유무다. 단순한 TV 시청, 음악 감상, 목욕 중 멍하게 욕조에 앉아 있는 등 정신적으로 수동적인 좌식 행동을 하면, 뇌는 외부 자극을 일방향으로 받아들이는 ‘수용’ 상태에 머물러 있고 새로운 정보를 생성하거나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.
이에 반해 사무 업무나 회의, 뜨개질, 바느질 등 정신적으로 능동적인 좌식 행동은 ‘판단-결정-실행’으로 이어지는 피드백 루프를 작동하며 뇌가 끊임없이 다음 수를 생각하게 만든다. 이는 새로운 신경 연결을 자극해 뇌의 저항력인 인지 예비능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한다.
사회적 관계와 신체적 패턴의 차이에도 주목해야 한다. 능동적인 좌식 행동은 타인과 소통하는 ‘사회적 연결성’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으며, 이런 상호작용 자체가 뇌 세포를 보호하는 강력한 자극제가 된다. 또한 수동적인 좌식 행동은 긴 시간 동안 별다른 움직임이 없이 앉아 있게 하지만, 업무나 회의는 자료를 찾거나 의견을 나누는 과정에서 작은 움직임이 자주 섞인다. 이런 잦은 미세 행동이 뇌 혈류를 개선하고 혈당 대사를 원활하게 해, 치매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분석된다.
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(SNS)를 사용할 때도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. 짧은 영상 스트리밍이나 목적이 뚜렷하지 않은 스크롤링은 주의력을 맡는 뇌의 전두엽 기능을 약화시킬 수 있다. 이는 수동적인 좌식 행동의 현대적 변형이기 때문이다. 앉아 있는 시간 동안, 뇌를 얼마나 능동적인 생산 모드로 유지하느냐가 노년기 인지 건강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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