결핵은 결핵균에 의해 발생하는 대표적인 공기 매개 감염병이다. 환자가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공기 중으로 배출된 결핵균이 일정 시간 공중에 떠 있다가 주변 사람의 폐로 흡입되면서 감염이 이뤄진다. 결핵은 흔히 개발도상국의 질병으로 여겨지지만, 우리나라는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(OECD) 국가 중 발생률이 높은 편에 속해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.24일 ‘세계 결핵의 날’을 맞아 민진수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가 주의해야 할 점을 짚었다. 문제는 결핵의 대표 증상인 기침이 감기, 천식, 기관지염 등 다양한 호흡기 질환에서도 나타나기 때문에 증상만으로 결핵을 구별하기 어렵다는 점이다. 민 교수는 “2주 이상 지속되는 기침이 지속되면서, 체중 감소, 발열, 야간 발한 등의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결핵을 의심해야한다”고 말했다.
당뇨 합병증 동반 시 치료 실패 위험 1.8배↑최근 우리나라는 고령 인구 증가와 함께 당뇨병, 만성콩팥병 등 만성질환을 동반한 결핵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. 민 교수가 참여한 다기관 전향적 ‘결핵 코호트 연구’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한 결과, 당뇨병이 없는 폐결핵 환자에 비해 당뇨병을 앓고 있는 폐결핵 환자는 치료 결과가 좋지 않을 위험이 약 1.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. 당뇨 합병증까지 동반된 경우에는 그 위험이 약 1.8배까지 치솟았다. 만성질환자일수록 결핵 관리에 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뜻이다.
결핵과 암, 증상 비슷해 진단 놓치기 쉬워
일반 결핵 환자와 비교해 암을 동반한 결핵 환자에서는 결핵이나 암의 진단이 늦어지는 일이 흔히 발생한다. 한 질환의 진단 과정에서 다른 질환이 간과될 수 있기 때문이다.
민 교수는 “폐의 동일 부위에 결핵과 폐암이 함께 존재하는 경우, 객담 미생물 검사만 시행하면 결핵균 양성 소견만 확인되어 결핵으로 진단되고 폐암이 뒤늦게 발견될 수 있다”면서 “반대로 암 병변에 대한 조직검사만 진행하고 결핵균 검사를 시행하지 않으면 결핵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도 있다”고 설명했다.
민 교수에 따르면 두 질환의 진단이 어려운 이유는 영상 검사와 임상 양상에서 유사한 특징을 보이기 때문이다. 결핵과 암 모두 영상 검사에서 결절, 종괴, 공동, 림프절 침범 등 비슷한 소견을 나타낼 수 있으며, 기침·체중 감소·객혈·만성 피로 같은 증상도 서로 겹치는 경우가 많다. 여기에 폐 조직검사는 다른 장기에 비해 접근이 어려워 진단 과정이 더욱 복잡해질 수 있다. “무증상 결핵, 조기 발견이 핵심 ”‘결핵 코호트 연구’에 따르면 무증상 결핵 환자가 유증상 환자에 비해 유의미하게 우수한 치료 예후를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. 민 교수는 이에 대해 “이러한 결과는 무증상 단계에서의 조기 발견과 적극적인 치료가 환자 개인의 치료 성공률을 높이는 데 기여할 뿐 아니라, 전파 가능성이 있는 환자를 조기에 치료함으로써 지역사회 내 결핵 확산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”고 말했다.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잡는 것이 환자에게도, 사회 전체에도 이롭다는 얘기다.
그는 “국가건강검진을 기반으로 한 무증상 결핵의 조기 진단과 진단 이후의 지속적이고 표준화된 관리 체계를 강화하는 것은 개인의 건강 보호는 물론, 우리 사회의 결핵 부담을 감소시키고 궁극적으로 결핵 퇴치를 앞당기는 데 핵심적인 전략이 될 것”이라고 덧붙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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